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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기원』, 시라카와 시즈카, 윤철규 옮김, 이다미디어

한자의 기원한자의 기원 - 10점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윤철규 옮김/이다미디어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이책의 초판은 1970년대에 출간되었다고 하고, 2007년까지 30쇄가 찍혔다고 한다. 그러니 일본에선 꽤 오래 전부터 알려진 책이었을 것인데, 한국에는 2009년에 와서야 정식으로 번역되었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90년대 초반 쯤에 한자 학원을 잠깐 다녔고, 이후 중학교에서 3년, 고등학교 때 1년 동안 정식 교과목으로 한문을 배웠던 것 같은데, 이 책의 내용은 접해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설문해자』의 해석을 기초로 '한자'의 의미와 발달과정을 설명했던 것 같은데...

그러나 이 책에서는『설문해자』 역시 쓰여진 시대의 사상과 지식에 기초한 해석이므로, 갑골문 시대에 만들어진 한자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다는데서 출발해서, 희생제사와 경쟁 부족의 말살이 횡행했던 피비린내 나는 주술의 시대(이 책에 묘사된 은 왕조의 사회는 좀 무섭다)에 만들어진 글자의 옛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한자 '口'가 입이 아니라 "인간이 무엇인가를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글을 담아놓는 그릇"이라는 독특한 해석이다.

이러한 동아시아의 신화시대에 대한 "그 시대에, 실제로 어떠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곧 은-주 왕조 교체의 의미를 새롭게 강조해주었다. 나는 왜 주나라의 천명사상이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지만, 본문 4장 '질서와 원리'의 서술은 한자의 의미 변천과 함께 당시 동아시아에 불어닥친 변화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끼게 했다.

연구했을 당시에 자료가 풍부했던 중국과 일본의 사례만 비교한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차피 한국에는 이 시기를 가늠할 자료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보다는 상형문자가 음성 알파벳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 책과 같은 방법으로 서술한 책이 있으면 꽤 흥미로울 것 같다.
http://tabbycat.egloos.com2009-09-01T15:11:120.31010

by tabbycat | 2009/09/02 00:11 | 어문학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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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ttathias at 2009/09/02 00:25
<설문해자주 부수자 역해>도 책이 나온 게 있습니다. 이 책이 참조가 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540여 개의 부수자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습니다. <주술의 사상>이란 책도 이 책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죠.

Commented by mattathias at 2009/09/02 00:31
실은 어문학 서적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책입니다.
Commented by tabbycat at 2009/09/02 07:56
감사합니다. 나중에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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